우리의 명절과 민족 문화

    상십이지일(上十二支日)과 세시 풍속

  • 설날부터 시작하여 열 이튿날까지, 열두 동물의 간지(12간지)가 새해 처음 오는 날에 여러 가지를 금기하며 몸을 삼갔다. 털 있는 짐승의 날은 유모일, 털 없는 짐승의 날을 무모일이라 하였으며, 설날이 유모일이면 그해 풍년이, 무모일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이는 새해 일년을 신중히 설계하고 매사를 조심하며 시작해 갈 것을 가르치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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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상자일(上子日,쥐날)/상축일(上丑日, 소날)/
상인일(上寅日, 범날)/상묘일(上卯日, 토끼날)/
상진일(上辰日, 용날)/상사일(上巳日, 뱀날)/
상오일(上午日, 말날)/상미일(上未日, 염소날)/
상신일(上申日, 원숭이날)/상유일(上酉日, 닭날)/
상술일(上戌日, 개날)/상해일(上亥日,돼지날)

  • 음력 정월 첫째 자일(子日). '쥐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 《삼국유사》에 의하면 상자일에는 백가지 일을 꺼리고 근신한다고 하였으며, 《지봉유설》에는 '쥐는 곡식을 축낸다'하여 상자일에는 모든 일을 쉬고 놀았다 한다.
  • 농가에서는 불을 밝히지 않고 어둡게 지내며, 아낙네들도 길쌈을 하거나 바느질하는 것을 금기하였다. 이날 베를 짜고 옷을 지어 입으면 쥐가 썬다고 하여 일을 쉬었다.
  • 상자일에 들에 논두렁·밭두렁의 풀을 태워 쥐를 잡는다. 이것을 '쥐불놀이'라 하였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대보름 저녁에 쥐불놀이를 하는 세시풍속이 전승되고 있다.
  • 상자일 밤 자시(子時, 밤11시-1시)에 방아를 찧으면 쥐가 없어진다고 하여 부인들은 밤에 방아를 찧었다. 찧을 곡식이 없으면 빈 방아라도 찧어 요란한 소리를 내었는데, 이렇게 하면 쥐가 놀라 달아나므로 쥐의 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상자일에 콩을 볶는다고  하였다. 큰솥에 콩을 볶는데 주걱으로 솥안의 콩을 저으면서 '쥐알 볶아라. 콩알 볶아라'고 외친다. 그러면 그해에 쥐가 없어진다고 믿었다. 볶은 콩은 아이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먹는다. 대궐에서는 주머니를 만들어 색실로 끈을 만들고 문안 온 근신에게 나누어주는 일도 있었다. 주머니에 볶은 콩을 넣은 데서 유래한 듯하다. - [머슴날] 참조
  • 쥐의 눈을 멀게 하기 위해 목화씨를 불태우는 일도 있다. 쥐가 곡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칼질, 낫질, 가위질 등 무엇이든 써는 일을 삼가고 있다. 또 쥐는 땅을 잘 파므로 사람이 구멍을 뚫는 일을 하면 일년 내내 쥐가 구멍을 파서 피해가 있으므로 사람들은 구멍 뚫는 일은 하지 않았다 한다.
  • money.gif 상축일(上丑日, 소날)

  • 음력 정월 첫째 축일(丑日). '소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 이날 소를 소중하게 다루는 세시풍속이 정착되어 왔다. 이날은 소한테 일을 시키지 않으며, 쇠죽을 쑬 때에 콩·싸라기 등 소가 좋아하고 영양가 많은 것을 넣어서 먹인다. 여기에는 소를 위로하고 대접하는 뜻이 담겨 있다.
  • 상축일에는 도마질을 하지 않고 방아를 찧지 않는다. 도마질을 하는 것은 쇠고기를 도마에 놓고 난도질하는 것과 같아서 소를 위해서 삼가는 것이며, 연자방아를 찧게 되면 소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에게 휴식을 주기 위함이며, 절구방아를 찧으면 소가 여름에 기침을 한다고 전한다. 또한 솥 안에 놋그릇을 넣어 음식을 태워 먹으면 소가 큰 연장에 다친다고 하여 금한다.
  • 소날에 소를 밭으로 끌어내어 새해 첫 시경(試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일을 시키는 척하면 소가 1년 내내 건강하고 일을 잘하며, 또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 이날은 집안에 있는 곡식을 집밖으로 퍼내지 않는다. 그래서 이웃의 간청이 있어도 이날만큼은 곡식 주기를 꺼려한다. 소가 열심히 일해서 얻은 곡식을 함부로 퍼내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
  • 소날에 소를 사면 좋다고 해서 소 값이 오르는 일도 있다.
  • money.gif 상인일(上寅日, 범날)

  • 음력 정월 첫째 인일(寅日). '범날' 또는 '호랑이날'이라고도 한다.
  • 이날은 남과 서로 내왕을 삼가며, 특히 여자는 외출하지 않고 자중(自重)한다. 호환이 두려워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 남의 집에 가서 대소변을 보게 되면 그 집의 식구 중에 호환이 입는 수가 있다고 하여 근신하며, 짐승에 대한 악담을 삼가기도 한다.
  • 제주도에서는 '인일불제사(寅日不祭祀)'라 하여 제사를 지내지 않으며, 귀신을 섬기거나 비는 일도 삼가고 있다.
  • 예로부터 호랑이는 인명을 앗아가는 맹수여서 흔히 산군(山君), 산신(山神)으로 묘사되는 등 민간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또한 민담이나 전설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의인, 충신, 효자, 열녀 등을 도와주는 친근한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며 우리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 money.gif 상묘일(上卯日, 토끼날)

  • 음력 정월 첫째 묘일(卯日). '토끼날'이라고도 한다.
  • 토끼는 방정맞고 경망한 짐승이어서 토끼날은 자중하고 언행을 삼가며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기그릇·놋그릇·옹기그릇을 새로 사들이면 실수하여 깨지게 되므로 사지 않으며, 머슴이나 식모를 이날 구하면 경망하고 방정맞은 사람을 두게 된다고 사람 두는 일도 삼갔다.
  • 이날은 또 장수(長壽)를 비는 날이기도 하다. 새로 뽑은 실을 '토사( 絲, 토끼 실)' 또는 '명사(命絲, 운명의 실)'라고 하는데, 이 실을 차고 다니거나 옷을 지어 입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재앙을 물리친다고 한다. 남녀가 모두 명주실을 청색으로 물들여 팔에 감거나 옷고름에 달거나, 돌쩌귀에 걸어두는데, 그렇게 하면 명이 길어진다고 하였다. 그래서 여인들은 이날 바느질일을 하거나 베틀에 앉아 조금씩이라도 베를 짰다. 백일이나 돌 때에 떡을 돌리면 실타래를 답례로 보내는 것도 모두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다.
  • 전라남도 어촌에서는 바다에 배를 띄우지 않았으며, 경상도 지방에서는 토끼날 오전에 손님 오는 것조차 꺼려한다. 이날 오전에 사람의 내방(來訪)을 싫어하는 습속은 전역에 분포되어 있다.
  • 한편 털이 많은 토끼라 정초에 들면 그해에는 목화가 풍년이 든다고 한다.
  • 첫 토끼날에는 대문이나 사립문을 가장(家長)이 열면 더욱 좋고 가장이 없으면 아이라도 남자가 열어야 하며 여자가 먼저 열면 안 된다. 방문조차도 그러하다고 하였다. 또한 여자가 먼저 남의 집 출입하는 일은 엄격히 금했다. 이는 오늘날에도 일부지방에서 지켜지고 있다.
  • money.gif 상진일(上辰日, 용날)

  • 음력 정월 첫째 진일(辰日). '용날'이라고도 한다.
  • '용알뜨기' - 이날 새벽부터 부녀자들은 남보다 먼저 일어나 우물물을 길어오기가 바빴다고 한다. 왜냐면 이날 새벽 하늘의 용이  지상에 내려와 우물에 알을 풀어놓고 가는데 이 우물물을 제일 먼저 길어다가 밥을 지어먹으면, 그해 운이 좋고 농사가 크게 잘된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는 이러한 풍습을 '용알뜨기'라 하고 대보름날 풍속으로 기록하고 있다. 용의 알을 먼저 떠간 사람은 그 표시로 지푸라기를 잘라 우물에 띄워두면 뒤에 온 사람은 용의 알이 있을 딴 우물을 찾아가게 된다.
  • 이날 머리를 감으면 두발이 용의 머리털처럼 길어진다고 해서 여인들은 머리를 감았다. 또, 콩을 볶아 먹으면 그해 곡식에 좀이 썰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편, 실과 같이 긴 물건을 뱀의 상징으로 여겨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 물의 신[水神]으로서의 용을 잘 섬겨야 한다고 믿으면서 이날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행사가 있었다.
  • 그런데 전남지방에서는 첫 용의 날에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오지 않는다. 만일 물을 길어오면 농사철 바쁜 때에 큰비가 내려 홍수가 나며, 어촌에서는 어장에 해를 입는다고 믿었다.
  • money.gif 상사일(上巳日, 뱀날)

  • 음력 정월 첫째 사일(巳日). '뱀날'이라고도 부른다.
     
  • 이날에는 남녀 모두 머리를 빗거나 깍지 않는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뱀이 집안에 들어와 화를 입게 된다고 한다. - 《동국세시기》
  • 또, 이날에는 빨래를 하지 않고 바느질도 하지 않으며, 땔나무를 옮기거나 집안에 들여놓지 않는다. 이는 뱀이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해서였다.
  • 제주도에서는 '사일불원행(巳日不遠行)'이라고 해서 먼길을 떠나지 않으며, 전라남도에서는 일을 아니하고 머리를 빗지 아니하며 물을 긷지 아니한다. 또한 옷을 다루거나 땔나무 등을 옮기면 여름에 이러한 곳에 뱀이 나타난다고 하여 이와 같은 금기를 지키고 있다.
  •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상사일에 뱀 입춘문(立春文)을 써 붙이는데, 종이에 쓴 '巳'자를 거꾸로 기둥에 붙이거나, 적제자(赤帝子)·패왕검(覇王劍)·항우검(項羽劍) 등의 이름을 써 붙이기도 하였는데 입춘문의 주력(呪力)으로 뱀의 침입을 막자는 뜻에서였다.
  • 뱀구멍에 연기를 불어넣는 '뱀지지기'를 한다. 긴 나무 끝에 머리카락이나 솜뭉치를 달아매고 불을 붙여 뱀구멍에 대면, 그 연기가 구멍으로 들어가서 뱀이 나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경남지방에서는 '뱀친다', '뱀 끄신다', '진대 꺼낸다', '새끼 끄실러 버린다'라고도 하는데, 이날 아침에 막대 끝에 매어 단 한발쯤 되는 새끼 줄 몇 군데를 그을려 오줌통에 담그었다가 꺼낸 뒤 한사람이 끌고 다니면, 다른 사람이 뒤따라가면서 막대로 새끼줄 끝을 때리면서 '뱀 꺼낸다.' 또는 '뱀치자, 뱀치자.'하면서 끌고 다닌다. 부엌에서 나와 앞마당과 뒤뜰을 돌아 대문을 나서 집 주위 도랑이나 시냇물에 버린다. 머리카락을 태우거나 오줌 속에 담그는 것은 이런 냄새를 뱀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 money.gif 상오일(上午日, 말날)

  • 음력 정월 첫째 오일(午日). '말날'이라고도 하며, 말에게 제사를 지내고 찬을 주어 위로한다.
  • 고사와 장 담그기 - 말날의 풍속으로는 고사를 지내거나, 장을 담그곤 한다. 전남지방에서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우나 말날을 길일로 여겨 고사를 지냈다고 하며, 경남지방에서는 설 안에 장을 담그지 못한 가정에서 첫 말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달고 좋다는 습속이 널리 퍼져 있다. 그 까닭은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이기 때문에 좋다는 것과, 말의 핏빛처럼 장 빛깔이 진하고 맛이 달게 된다는 것 두 가지를 들고 있다. 특히 경남의 사천에서는 용날 뱀날에 장을 담그면 구더기가 끓기 때문에 소나 말 같은 털 있는 짐승 날에 장을 담근다고 한다.
  • 제주도에서는 '정불굴수(井不窟遂)'라 하여 이날 우물을 파지 않았다.
  • money.gif 상미일(上未日, 염소날)

  • 음력 정월 첫째 미일(未日). '염소날'이라고도 한다. 십이지에서 미(未)는 염소에 해당된다.
  • 첫 염소날에는 특기할만한 금기 민속은 전국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염소는 온순한 짐승이기 때문에 이날 무슨 일을 해도 해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 다만 전남지방에서, 염소는 방정맞고 경솔하다 하여 이날 출항을 삼가는 곳도 있다. 경거망동하면 바다에 나가서 해난을 만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 제주도에서는 '미불복약(未不服藥)'이라 하여 환자라 해도 약을 먹지 말라고 한다. 이 날은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 음력 정월 첫째 신일(辛日). '원숭이날', '납날'이라고도 한다.
  • 이 날은 일손을 쉬고 놀며 특히 칼질을 하면 손을 벤다고 해서 삼간다.
  •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일어나서 문밖에 나가 부엌의 네 귀를 비로 쓴 뒤 다시 마당의 네 귀를 쓴다. 이날에는 부엌에 귀신이 있다고 해서 남자가 먼저 부엌에 들어가기도 한다.
  • 제주도에서는 '납날'이라고도 하며,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자른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 물건에는 좀이 많이 쓴다고 한다.
  • 경상도지방에서는 상신(上申)일 뿐 아니라 어느 신일(申日)에도 '원숭이'란 말을 입에 담으면 재수 없다고 하며, 불가피하게 말을 해야 될 경우에는 '잔나비' 혹은 '잰나비'라고 바꾸어 말한다. 원숭이는 재주는 있으나 경솔한 짓을 잘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원숭이를 닮지 않도록 주의를 하고 아이들에게 타이른다.
  • 음력 정월 첫째 유일(酉日). '닭날'이라고도 한다.
  • 이날에는 부녀자의 바느질을 금한다. 만일 이날 바느질을 하거나 길쌈 같은 일을 하면 손이 닭의 발처럼 보잘 것 없고 흉한 모양이 된다고 전한다. 부녀자들로 하여금 아무 일 하지 않고 쉬게끔 하기 위함일 것이다.
  • 제주도에서는 이날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싸움이 벌어지고 불상사가 난다고 하여 모임을 갖지 않으며, 또 닭을 잡아먹으면 닭이 잘 안되고 지붕을 이으면 닭이 올라가 지붕을 파헤친다고 하여, 닭을 잡아먹지도 지붕을 잇지도 않는다.
  • 전라남도지방에서는 곡식을 마당에 널지 않는다. 닭이 이를 헤치면 흉년이 들거나 재산이 흩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음력 정월 첫째 술일(戌日). '개날'이라고도 하며, 이날 일을 하면 개가 텃밭에 가서 해를 준다고 하여 일손을 쉬고 논다.
  • 전남지방에서는 풀을 쑤지 않는데, 이날 풀을 쑤면 개가 먹은 것을 토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 제주도에서는 개날을 매우 좋은 날로 여기며 이날 해녀의 도구를 손질하면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개가 물건을 잘 물어들이는 짐승이기 때문에 해산물을 많이 따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장을 담그기 위한 메주를 쑤면 좋다고 전한다.  
  • money.gif 상해일(上亥日,돼지날)

  • 음력 정월 첫째 해일(亥日). '돼지날'이라고도 한다.
  • 이 날에는 얼굴이 검거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왕겨나 콩깍지로 문지르면 살결이 희고 고와진다고 전한다. 돼지가 살결이 검고 거친 데서 그 반대의 뜻으로 이러한 민속이 생긴 것이다.
  • 이 날에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風症)이 생긴다고 해서 바느질과 빗질을 않는다.
  •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나이가 젊고 지위가 낮은 내관들 수백 인이 횃불을 들고 땅위를 이리 저리 내저으면서 "돼지주둥이 지진다."하며 돌아다녔다.
  • 해낭(亥囊) - 또 곡식의 씨를 태워 주머니에 넣어 재신(宰臣)과 근신(近臣)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를 해낭(亥囊)이라 하는데 비단으로 만들었고, 그 모양은 둥글다. 이 모두가 풍년을 비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